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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반인들은 영화관 하면 CGV 롯시 메박만 알고

씨네필 입문자들은 독립영화관에 손을 대기 시작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대한민국 영화관의 성지가 있으니

그곳은 바로 강서구의 지갑살인마 씨네Q 신도림점이다.

이것저것 기획전에 굿즈까지 모은답시고 전국을 돌았지만

진짜 이만큼 모든 걸 갖춘 개혜자 영화관은 아직 못 봤다.

물론 씨네큐 특성상 눈에 띄는 결점도 있긴 있다만

다른 독립영화관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 숭배받을 만하다.

그럼 지금부터 씨네Q 신도림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씨네큐가 대체 뭔 영화관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텐데

CGV 롯시 메박에 이은 4번째 멀티플렉스 체인이다.

'엥? 근데 우리 동네 주변엔 씨네큐 없는데요??'

이건 씨네큐가 후발 주자라 지점이 휑해서 그렇다.

애초에 전국에 지점이 딱 8개밖에 없는 판국이고

개점 예정이랑 작은영화관 합쳐도 겨우 14개뿐이다.

만년 꼴찌인 메가박스도 무려 106개의 지점이 있으니

확실히 씨네큐는 영화판에서 자리를 제대로 못 잡은 모습.

이건 얘네가 2017년부터 영화관 사업을 시작했고

이쯤 되면 영화관이 생길 만한 곳은 다 생겨 버린 게 크다.

이제 영화 시장도 축소됐고 몇몇 지점은 폐업 중인데

이 상황에서 얘네가 영화관을 늘릴래야 늘리기가 뭐하다.

씨네큐는 대한민국 5대 메이저 배급사인 NEW의 자회사인데

넥스트엔터테인먼트(줄여서 NEW)가 직접 극장 사업에 참여한 것.

사실 씨네큐가 그리 잘 되는 편은 아니라 수익성은 의문이지만

어쨌든 배급사가 극장까지 갖는 수직계열화를 만들긴 했다.

씨네큐의 특징은 틈새 시장.

애초에 규모로 붙으면 CGV 롯시 메박을 이길 수가 없다.

때문에 씨네큐는 3사가 건들지 않은 틈새 시장을 공략해

매니아들이 한 번쯤은 방문할 건덕지를 제공한다.

멀티플렉스 3사에서 상영 거부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독립영화관과 함께 상영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고

이후 그래비티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까지 상영하는 등

독립영화관과 멀티플렉스 그 중간쯤 되는 포지션을 잡았다.

특히 포스터 수집가들한테 씨네큐는 단비 같은 존재인데

3사에서 안 주는 포스터를 여기서만 주는 경우가 많다.
예시로 든 <핸섬가이즈>도 이게 유일한 포스터 증정인데

이러니 수집가들이 씨네큐에 항상 고마워할 수밖에 없다.

가격도 다른 멀티플렉스보다 약간 싼 편에 속한다.

1인 13,000원으로 나름 3사와 비교했을 땐 싸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만원에 관람권을 상시로 팔아서

실질적인 관람료는 만 원으로 매우 싼 축에 속한다.

씨네큐는 나름 멀티플렉스라고 시그니처 굿즈가 있는데

비교적 규모가 있는 영화들은 스페셜 티켓이란 굿즈를,

독립예술영화에 해당하는 영화들은 시리즈 티켓을 내 준다.

근데 이 녀석들 선정작이 진짜 어마어마하게 많다.

선정작 짠 오리지널 티켓은 거의 1년에 40개 정도 내고

아트카드 같은 경우도 1년에 60~70개 가량 내는 데 반해

씨네큐는 일단 스페셜 티켓에 진짜 온갖 영화를 다 선정해서

시리즈 티켓까지 합하면 거의 100개 가까이 내는 편이다.

그래서 멀티플렉스 3사에서 전부 굿즈를 안 줄 때도

스페셜 티켓만은 당당하게 살아남아 굿즈를 뿌리고

독립예술영화 같은 경우 애초에 굿즈 자체가 레어템이라

시리즈 티켓으로 소수의 매니아층을 꽉 붙잡아 두었다.

다만 오리지널 티켓과 사이즈가 같아 수집이 편리한 데 반해

씨네큐 지점이 저 꼬라지라 공급이 많이 씹창난 상태인데

때문에 인기작의 스페셜 티켓이나 시리즈 티켓이 나오면

그날 첫 회차는 그냥 쌩으로 매진 띄우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이제 씨네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설명을 했으니

왜 신도림점이 숨겨진 성지인지에 대해 언급해 보겠다.

앞서 말했듯 씨네큐가 틈새 시장에 진심인 편인데

플래그쉽인 신도림은 거의 땅 파다 장사하는 수준이다.

우선 상영관 스펙이 매우 훌륭하다.

원래 있던 CGV 신도림을 통째로 리뉴얼한 거라 삐까번쩍한데

무려 전 좌석에 돌비 시네마급 초호화 시트를 깔아 둬서

좌석 품질은 전국 일반관 중 씨네큐 신도림이 탑티어다.

상영관의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스크린 크기는 상영관 앞면을 꽉 채울 만큼 넉넉하고

음향 면에서도 출력을 빵빵하게 틀어 주는 편에 속해서

메가박스 코엑스 다음가는 일반관 최상위권 스펙을 자랑한다.

씨네큐는 두 가지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도림에는 두 개의 RESERVE관과 한 개의 SUITE관이 있다.

이 중 RESERVE관은 티켓 값이 16,000원으로 오르지만

무려 전 좌석 리클라이너라는 호화로운 스펙을 자랑한다.

물론 요즘 리뉴얼관들은 일반관이랑 똑같은 가격에

전체 관 리클라이너를 달아 줘서 약간 묻히는 감이 있지만

그래도 서울 내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합리적인 품질이고

굿즈 수집가들 한정으로는 이 RESERVE관을 꼭 가야 한다.

한 가지 영화에 2종 이상의 굿즈를 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일반관에서 보면 택 1만 받을 수 있어서 약간 아쉽지만

RESERVE관부터 2종을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전종 수집러라면 8천 원에 굿즈 하나 주는 가성비 좋은 관이다.

SUITE관은 나도 안 가 봐서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근데 보통 이 정도 퀄리티 상영관은 다른 3사의 경우

25,000원이나 그 이상까지 받아 쳐먹는 걸 생각하면

그래도 비교적 양심 있는 20,000원에 팔아서 얘네가 낫다.

하지만 신도림점이 성지로 추앙받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데

바로 다른 멀티플렉스와 차별화되는 씨네큐만의 기획전이다.

두 달에 한 번 정도 배급사 하나를 선정해 그쪽 작품들을

한 달 동안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쭈욱 상영해 준다.

뭐 요즘 멀티플렉스 3사도 재개봉에 진심 모드긴 하고

다른 독립영화관들도 기획전 꾸준히 해 주고는 있지만

씨네큐 신도림점은 다른 영화관들과 비교했을 때

그 양의 면에서 정말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이게 기획전 한 번에 풀어 주는 분량이다.

다른 영화관들이 한 번에 두 개에서 네 개 정도 풀 때

이새기들은 무슨 배급사 하나를 통째로 끌고 와서

거의 20개에서 25개 정도를 와다다다 하고 푸는데

이 정도면 성지가 아니라 바티칸 시국 수준이다.

보면 알겠지만 라인업도 정말 거를 타선이 없다.

고전 명작인 <동경이야기> <400번의 구타>에

자비에 돌란 기획전, 한국 독립영화 기획전,

몇몇 유명한 작품에 비교적 최신작인 가가린까지 있다.

굿즈에도 정말 충실해서 최소 시리즈 티켓 5개에

포스터도 거의 모든 영화에 지급하는 행보를 보이며

심지어 배급사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몇몇 굿즈까지

이때다 하고 팔아 주는 참으로 숭배받을 만한 행보다.

심지어 티켓값도 기획전 한정 만 원에

3편 보면 포인트를 주고 5편 보면 무료 티켓 1장을 준다.

이쯤 되면 얘네 진짜 이러다 남는 게 있나 싶은 수준인데

역시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기획전은 그 사이즈부터 다르다.

물론 씨네큐 신도림 임마들도 단점이 있다.

가끔씩 포스터 품질을 이따구로 내놓는 기열찐빠가 되는데

이게 당시 한국 독립영화들 포스터가 죄다 이렇게 나와서

결국 <벌새>는 안 봤던 안 좋은 기억이 있긴 하다.

물론 저때도 한국영화 3편만 아마 저렇게 나왔을 것이고

다른 포스터는 전부 품질 제대로 나와서 주긴 했다.

액오킬 포스터 디자인처럼 가끔 디자인을 ㅈ박긴 해도

대부분은 이쁘게 나오고 애초에 틀어 주는 게 어딘가 싶다.

그리고 제발 니들은 디자인팀 좀 새로 뽑아라

공식 앱이라는 게 정말 처참한 디자인력을 보여 준다.

얘네 자체 제작 포스터도 그냥 꺼무위키 메인 복붙한 거 보면

씨네큐 임마들은 디자인 감각이라는 게 없는 건가 싶다.

위치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12층.

1, 2호선 신도림역에 바로 붙어 있는 건물이다.
다만 여기 엘리베이터가 저층부 중층부 고층부 나눠져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들은 몇 층만 가는지 꼭 알아보고 타야 한다.

그리고 테크노마트 특성상 안 그래도 사람이 별로 없는데

평일 늦은 밤쯤 되면 거의 리미널 스페이스 수준이다.

이 높은 건물에 진짜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이때 가면

영화가 끝나도 공포 영화가 계속되는 씨네마틱한 경험이 된다.

지금까지 숨겨진 성지 씨네Q 신도림점을 알아보았다.

여러모로 멀티플렉스 3사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도

대기업의 자본력은 빵빵하게 자랑하는 신기한 녀석들이다.

본인은 기획전만 하면 5작품 정도는 기본으로 필관해서

요즘 들어 신도림점을 다른 독립영화관보다 많이 간다.

이번 기획전이 6월에 시작해서 저번 주에 끝났으니

다음 기획전은 아마 8월이나 9월 사이에 하지 않을까 싶다.

더 가져올 게 없으면 지구최후의밤 3D나 다시 해 주지 않겠니

나 그때 못 본 눈이라 극장에서 보려고 존버 중이란 말이다

정성글은 개추라 들었습니다

https://www.fmkorea.com/7226502395 <<< 위대한쇼맨 알라딘 포대페 재개봉 소식도 보고 가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