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어째서 독립하게 되었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엥 싱가포르가 따까리였다 이말임?'
이라고 말할 것 같으니, 빠르게 1959년으로 돌아가 보자.
쨔잔, 이 양반이 싱가포르의 독재자
리콴유다.
뭐 이 때는 나름 파릇파릇한 정치신인이었다.
어쨌든 리콴유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당 내의 공산주의자들을 몰아내는 일이었다.
리콴유는 사실 공산주의가 그닥 좋지 않았다.
애초에 영국 유학파 변호사인 본인부터 엘리트고,
현재 싱가포르의 모습을 봐도 (계속 해먹는거 빼고)
리콴유의 지향점은 공산주의와는 차이가 있었다.
근데 왜 굳이 싫어하는 사람들과 손을 잡았을까?
그것은 싱가포르 국민 대부분이
중국계였기에
공산주의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공산당이 대륙을 통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마오쩌둥의 뻘짓도 세상에 알려지려면 멀었던 시기이기에
많은 싱가포르인들은 공산주의 뽕에 차 있었다.
쓰으...벌...
1959년에 첫 정부수반을 뽑는 선거에서
리콴유는 당 내 권력다툼에서 승리, 주도권을 잡았지만
공산주의자들을 곧바로 숙청할 수는 없었다.
세계 어디를 가나 뒤통수 치는 인간은 싫어하는 법이기에
'우왕 저새끼가 우리가 좋아하는 공산주의자들을 친다!'
라는 평가가 내려지면 지지도가 뚝 떨어질 것이 뻔하다.
그래서 리콴유가 대안으로 찾은 것은
주변 국가 말레이시아 연방으로의 가입이었다.
(쟤들도 공산주의자를 존나 싫어하겠지)
아직 아무것도 없는 소국인 싱가포르에게
말레이시아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시장과 같았고,
무슬림이 대다수인 말레이시아의 특성상
공산주의자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을 것을 알기에,
하고 싶은 김에 둘이서 손잡고 해버리니 얼마나 편한가(날조없음)
리콴유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명의를 빌려
자기 마음대로 공산주의자들을 숙청하는
차도살인을 완성한다.
Malays First!
그러나 두 국가의 물리적 합병은 처음부터
화학적으로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건국 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자민족에게 특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유럽에 유대인이 있다면 아시아엔 중국인이 있다.
두 민족의 공통점은 돈을 더럽게 잘 번다는 것이다.
당시 말레이 민족이 말레이시아의 절대다수였음에도 불구,
소수의 중국인들이 부를 차지하는 일이 계속되자
정부는 어거지로 말레이 민족에게 특권을 부여하여
화교에 의해 경제가 잠식되는 상황을 막으려 한다.
하지만 어떻게 모든 중국계가 돈을 잘 벌겠는가?
중국계 역시 절대다수는 빈곤한 흙수저에 불과하다.
노동자로 가난하게 사는 중국계들은
정부가 말레이 민족에게만 특권을 부여하자
'씨1발년들아 우린 그럼 뭔데'를 외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일부가 된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서 중국계가절대다수인 지역으로서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따라서 리콴유는 싱가포르인들의 요구에 따라
'말레이시아는 말레이 민족의 것이 아니라
말레이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말레이 국적을 가지고 있다면 민족에 관계없이
모두 말레이시아인으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니
특권을 철폐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어휴 너 처음부터 이지랄 떨까봐 받아주기 싫었어
너 화교들이 우리나라 경제 지배하는 거 도와주려는 거지?
사실 화교들한테 특권 부여하려고 이러는 거지?
다알아 시발아ㅡㅡ
? 이새끼가 1963년에 우리 당한테
싱가포르에서 선거 발렸다고 선넘네
넌 임마 연방의 국민들이 바보로 보이냐?
1964년에 또 총선하니까
지지자들 규합하려고 그러는 거 다 보ㅇ
이 짱깨새끼들 역시 그럴 심산이었구만! 뒤져라뒤져!
뭐라는거야 이 썅련이 쿵푸팬더 4봤냐 말레이새끼야?
눈탱이밤탱이 만들어서 푸바오 만들어줄게 기대해라 시발
?????????
아하하ㅏ하ㅏㅎ하ㅏ하
짱깨새끼들 잘~~탄다~~~~!!!
? 애미
사실 실제 상황은 당연히 저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거짓 선전에 자극되어 버린 말레이인들이 중국계와 충돌,
수백 명이 죽고 수백 채의 집이 불에 타는
폭동에 준하는 사태가 싱가포르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리콴유야,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우리는 말레이 민족에 대한 특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포기하면 필리핀 꼴 나서 화교가 경제 다 먹는다니까?
이렇게 계속 싸우느니 차라리 다시 다른 나라가 되자.
그렇게 하면 우리는 예전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연방에 남아있는 게 싱가포르한테 더 좋을 텐데...
우린 너무 작은 도시국가인데...
그치만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건 확실하지...ㅇㅋ
결국 싱가포르라는 이질적인 존재가
연방에 더 이상 남아있을 수 없다는 것을
양측은 폭동을 통해서 확인하게 되었고,
막후에서 분리독립을 모두 확인한 후
하나의 연극을 준비한다.
1965년 8월 7일...
리콴유!!! 우리 말레이시아 연방은
일방적으로 (보이게) 너희를 연방에서 축출하겠다!!!
갑자기 이래서 존나 놀랐지?!(놀랐다그래)
당장 짐싸서 꺼지도록 뻐킹 싱가포르 새끼들!!!
아이고오ㅠㅠㅠㅠㅠㅠ
(이미 몇 달 전부터 협의 다 끝내놨지만 아무튼)
갑자기 이렇게 독립'당하다니'ㅠㅠㅠㅠ
이렇게 일방적으로 우리를 쫓아낸단 말인가?
수백만 명의 시민들을 말레이시아가 저버린단 말인가?
어흑흑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괜히 공개적으로 질질 끌다간
내부에서 분탕이 일어날 가능성을 고려한 양측은,
뒤에서는 사이좋게 분리독립에 합의해 놓고
마치 급작스럽게 말레이시아가 쫓아내
어쩔 수 없이 독립하는 것처럼 연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