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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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들의 흡연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어떤 영화들처럼 쇼생크탈출을 보다 보면 시원한 맥주가 간절해지는 장면이 나온다. 어린 시절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맥주를 마셔보기 전이라 별 감흥이 없었고 성인이 된 후 이 영화를 다시 볼 때 마다 '아 나중에 쇼생크탈출 영화관에서 재개봉하면 저 장면에서 맥주 마셔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

그러다 쇼생크탈출 30주년 기념 리마스터링 개봉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함.

수소문한 결과 영화에 나오는 맥주는 스트로스 보헤미안 맥주(STROH'S BOHEMIAN STYLE BEER)임을 알아냄. '보헤미안 맥주'라는 이름은 체코의 플젠에서 양조된 맥주를 미국에 들여오면서 지은 이름인데 '필스너'라는 체코 맥주의 이름이 당시 미국인에게 생소해서 그렇게 소개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양조장이 1984년에 문을 닫아 영화의 오리지날 맥주는 사라졌고 지금 판매중인 스트로스 보헤미안 스타일 필스너는 예전 양조장의 레시피를 따서 만든 제품이라고 한다. 문제는 오리지날과 다시 생산하고 있는 맥주 모두 국내에선 정식으로 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음.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에 빠진 와중 '필스너'라는 이름이 다시 보였음. 필스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뭐지?

알코올 도수는 4.4%이며, 필스너 본연의 잘 조화된 보리맛과 엄선된 특별한 홉의 매력적인 쓴맛과 복잡한 향이 특징이다. 필스너를 처음 제조한 현 체코의 플젠의 양조장에서 제조한 맥주

-필스너 우르켈 나무위키

주변 편의점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필스너 우르켈, 우르켈의 뜻이 체코어로 오리지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적인 필스너인 이 맥주로 대체해도 되겠다 판단했음. 그리고 실행에 옮김

영화에서처럼 처음엔 병맥주를 생각했으나 그 장면까지 약 1시간 넘는 시간동안 맥주가 미지근해질 수 있어 보냉 텀블러에 맥주를 담아서 마시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함. 완벽하게 몰입하려면 땀흘린 다음 마셔야겠지만 영화관에서는 불가능하기에 맥주맛을 높일 방법으로 짠 국물 음식으로 식사 + 영화 전까지 수분 섭취 제한을 실시함.

그리고 드디어 그 장면이 나오고 텀블러 뚜껑을 열고 맥주를 들이키는 순간, 마치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처럼 갈증 해소와 함께 영화의 인물들과 동화될 수 있었음. 영화도 오랜만에서 봐서인지 몰입하며 봤는데 상영관 거의 매진되었는데도 관크 없이 다들 집중하며 관람 분위기 좋더라. 집에서 캔맥 하나 까서 봤으면 절대 이 느낌 안났을텐데 만족스런 관람이었음. 좀 유별나게 준비하긴 했지만 그래서 더 감동이 있는 것 같기도 함

5월 8일에 쇼생크탈출이 정식 재개봉하는데 쇼생크탈출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맥주 한캔 사서 관람해보는건 어떨까?